부석사 템플스테이에 다녀온지 어느덧 3달이 흘러 벌써 봄이 되었네요...

하얗게 눈 내리던 설산의 사찰 풍경은 춥고 쓸쓸하기는커녕 오히려 따뜻하면서도 가슴 한켠이 시원해지는 그림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건 어쩌면 가족처럼 살뜰하게 신경써주신 스님과 보살님들의 따따한 마음. 그리고 누워있으면 등이 뜨끈하게 지져져 팔자 좋게 늘어져 귤을 까먹으며 아무래도 좋다라고 생각하게 되던 방바닥의 온도 때문일까요? ㅎㅎ

본격적으로 이번 해 목표로 하는 일을 위한 길에 들어서며 춥고 허해질 때마다 제 마음은 새하얗게 꽉 차있던 겨울의 도비산 부석사로 돌아가곤 합니다. 그리고 스님이 허허 웃으시던 모습. 춥진 않은지, 밥은 맛있게 먹었는지 너무나도 다정하게 살펴주신 공양간 보살님. 다원의 선녀와 나무꾼을 동시에 겸하며 제 인생 최고의 불멍과 쌍화차, 여러가지 조언을 맛보여주신 다원 보살님. 항상 즐거운 농담으로 편하게 섞여들게 해주신 유쾌하신 처사님. 부석사의 실세, 도비산의 주인, 고양이들. 부석사에서의 2박 3일을 떠올리면 슬며시 웃고 다시금 앞으로 나아갈 힘이 생겨납니다.

지금은 눈 대신 따뜻한 봄 공기가 쌓여 새싹들이 피어나고, 어쩌면 화사한 꽃들이 피어나 있겠지요? 생명력 넘치는 봄의 부석사도 굉장히 멋질것 같아 언젠가 다시 가게 될 그날이 벌써부터 너무나 고대됩니다.
부디 그날까지 모두 건강하세요. 정말 감사했습니다.